경이로운소문 (3)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촬영 현장에서부터 배우와 스태프의 ‘합’이 짝짝 잘 맞아 들어갈 때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정도까지 인기를 얻을 줄은 상상 못했다.”

유선동 감독이 ‘경이로운 소문’의 경이로운 행보에 대해 입을 열었다.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12회는 10.6%를 기록하며 OCN 개국 최초 10% 돌파라는 대기록까지 작성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동명의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수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히어로물로 OCN은 물론 넷플릭스에서도 인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원작의 탄탄한 세계관에 기반을 둔 한국형 히어로물은 완벽한 케미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그리고 빈틈없는 연출과 만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개성 만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들이다. ‘소문’역을 맡은 조병규는 화려한 액션과 탄탄한 감정 연기는 물론 코믹스러운 면모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캐릭터에 입히고 있다. 김세정 역시 기존 아이돌의 이미지를 벗어나 통쾌한 액션을 소화해내며 재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다양한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은 염혜란은 현실감 있는 연기로 이질감을 덜어주고 있다. 여기에 유준상은 베테랑 연기자로서 극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다양한 시청층이 ‘경이로운 소문’을 볼 수 있는 역할도 동시에 해주고 있다.

유 감독은 “캐스팅 비하인드를 이야기하자면 조병규 배우는 첫 미팅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3시간을 얘기했다. 병규와 나 둘 다 좋아하는 쳇 베이커 음악을 틀어놓고 넷플릭스에 있는 짐 캐리 다큐멘터리에 대해 한참 떠들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 만남 이후 확신이 들었다. 소문이의 유약함에서 강렬함까지 다 표현할 수 있는 ‘괴물 같은 친구다!’. 유준상 선배와의 첫 미팅에서 ‘가모탁은 배에 왕(王)자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넌지시 흘렸는데 2-3달 후 촬영장에 체지방 3%의 가모탁이 되어 나타나셨다. 가모탁이 가진 파워풀한 남성미와 동네 형 같은 푸근함을 준상 선배 말고 그 누가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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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세정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도, 뒤에서도 늘 화사한 미소를 짓는다. 특유의 밝은 미소 속에서 언뜻 언뜻 비춰지는 도하나의 얼굴에 주목했다. ‘프로듀스 101’을 보지 않아 세정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던 것이 도하나 캐릭터를 구현하는데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 집중력이 대단한 배우로 모니터를 보며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염혜란 배우는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다. 나와 동년배이지만 촬영 내내 혜란 배우가 실제로 카운터 리더 추매옥 여사처럼 느껴졌다. 혜란 배우는 현장에서 가장 말수가 적었는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그 누구보다 나를 웃게 만들었다. 처음으로 치유 장면을 찍던 때가 기억난다. CG가 없었지만 정말 상처가 낫는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4명의 배우들이 다 함께 처음 만났을 때 그런 당부를 했다. 우리 작품에 ‘와이드샷’이 많이 쓰일 것이니 ‘앙상블’을 중요시해달라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탁월하고 케미 또한 훌륭했기에 컷을 나누지 않고 한 컷으로 길게 가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경이로운 소문’은 보통의 웹툰 원작드라마가 내세우는 외적 싱크로율보다는 배우가 제대로 캐릭터에 녹아 들며 진정한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원작을 읽고서 가장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을 경계하라고. 그 생각이야말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평이한 생각이라고. 캐스팅도 그런 것 같다. 드라마는 웹툰 속 캐릭터를 보다 더 입체적이고 살아 숨쉬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배우들은 각자의 노력을 통해 ‘싱크로율’을 엄청나게 끌어올렸다. 우리 배우들은 이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카운터 그 자체가 됐다는 착각이 들 만큼 캐릭터와 ‘착붙’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이제 시즌2 제작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고 현재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시즌2에 관련해서는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 “현재는 시즌1을 잘 마무리해야 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아무쪼록 마지막까지 지금과 같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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