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한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고건한(34)이 ‘스위트홈’을 통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동명의 인기 스릴러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룬 시리즈다. 극중 최윤제는 아동 사회복지사라는 가면을 쓴 잔혹한 아동 연쇄살인마로,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악인이다. 원작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 최윤제 역을 맡은 고건한은 긴 분량의 출연은 아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건한은 이해하기 어려운 아동 성범죄자를 연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소아 성범죄자들 사이에도 많은 유형과 인물이 존재하더라. 전반적인걸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아동 성범죄자들이나 사이코패스 등 범죄자들에 대한 글들을 많이 읽었다. 이런 저런 정보들을 모아보니 A4 50장이 넘더라. 그렇게 공부하고 대본을 보면서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건한

최윤제를 연기하는데 가장 중요했던 건 ‘결핍’이었다고. 고건한은 “심리에서 나오는 불안들 때문에 극복하지 못한 자기의 결핍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이 됐고 그런 거로 인해 할 수 있는 행동, 말투, 뉘앙스가 어떤게 있을까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고건한은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이 어떻게 이렇게 악랄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현실에서도 많이 벌어지는 일이더라. 그래서 범죄 자체에 대한 사전 공부는 많이 했지만 윤제에 대해선 오히려 쉽게, 평범하게 접근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이응복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감과 존경심도 드러냈다. 고건한은 “원래도 감독님 팬이었기에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강했는데, 그 믿음을 현장에서 여실히 보여주셨다. 생각하는 것 이상의 디테일을 보여주셔서 배우들 역시도 더 깊고 치밀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며 “또 배우들을 잘 이해하고 계시는 감독님이셨다”고 말했다. 또 “윤제를 연기하신 걸 보시고 ‘너무 무섭다’ ‘너무 무섭게 하지마’라고 하시더라. 그만한 칭찬이 없을 거 같다”며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고건한

최윤제는 인간으로 태어나 괴물처럼 살아가던 편상욱(이진욱 분)이 인간성을 되찾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인물이다. 실제로 극중 이진욱과 함께 연기하는 신이 많았던 고건한은 이진욱과 만날 때마다 남다른 에너지를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진욱이 형은 항상 준비된 배우의 느낌이셨다. 형과 제가 분장을 가장 오래 받았는데 지칠 만도 하지만 긴 시간 동안 항상 차분하게 집중돼 있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함께 액션 연기를 할 때는 정말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오셔서 저 역시도 열심히 했다.”

지난 2014년 OCN ‘신의 퀴즈4’로 데뷔한 고건한은 tvN ‘계룡선녀전’,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꼰대인턴’ 등에서 웃음과 진중함을 오가는 다채로운 색깔을 연기해왔다. 앞선 인터뷰에서 열일의 비결로 ‘불안과 욕심’을 꼽은 고건한은 1년이 지난 현재, 그 불안과 욕심이 더욱 짙어졌다고 했다. 고건한은 “그간 작품에서 만난 김동욱, 박해진, 이진욱 등 선배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 작품을 이끌면서 저보다 훨씬 더 심도 깊고 많은 불안감과 고민들을 안고 지내실 거 같다. 한해 한해를 어떻게 소화하고 걸러내고 또 채우는지 조언을 구하고 싶다”며 “특히 ‘스위트홈’을 함께한 진욱이 형님과 조만간 뵙고 작품 이야기를 시작으로 고민상담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네오스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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